오십을 넘긴 남자1 오십을 넘긴 남자 제목: 오십을 넘긴 남자지은이: 강성일 오십을 넘긴 남자 거울 앞에 선다 이마에 선 하나 늘었고 눈가엔 웃음보다 기억이 먼저 자리 잡았다 예전엔 누굴 만나든 나이를 감췄는데 요즘은 굳이 숨기지 않는다 그저 웃으며 말한다 “오십하나입니다” 이 나이가 되면 꿈보다 보험을 먼저 얘기하고 사랑보다 책임을 더 자주 떠올린다 하지만 심장은 아직 뛰고 어쩌다 마주친 봄바람에 괜히 마음이 서늘해질 때도 있다 퇴근길에 문득 스무 살 무렵의 내가 떠오른다 그 아이가 내게 묻는다 “형, 잘 살고 있어요?” 나는 대답하지 않는다 대신 지갑 속 가족사진을 한 번 더 꺼내어 보고 아무도 모르게 작게, 웃는다 자화상 (1887) 빈센트 반 고흐 (네덜란드, 1853-1890) 2025. 5. 11. 이전 1 다음